국군의 날은 육·해군에 이어 공군이 창설됨으로써 국군의 기본 구조인 3군 체제가 완성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통상 기념일은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계기를 기념하는 것이 관례지만 국군기념일은 건군의 결실인 육·해·공 3군의 기본 체제를 완성하는 것을 기념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우리 군은 미 군정기에 조선경비대로부터 출발해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과 동시에 국군으로 개편됐다. 그리고 49년 10월 1일 공군이 육군에서 분리독립함으로써 현대적인 군 구조를 갖췄다.이런 상황에서 각군은 개별적으로 창설일을 기념일로 정해 시행했다.
육군은 46년 1월 15일 조선국방경비대가 창설된 날을 기념했고, 해군은 45년 11월 11일 해군의 전신인 조선해안경비대의 모체가 된 해방병단의 창설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해병대 또한 49년 4월 15일 부대 창설일을 기념했으며, 49년 10월 1일 육군에서 독립한 공군도 그날을 기념일로 정했다. 이렇듯 각군은 국군의 날이 제정되기 전까지 저마다의 생일을 자체적으로 기렸다.
그 후 55년 8월 30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각군의 기념일을 정식으로 대통령령 제1084호로 제정 공포했다. 각군의 기념일에 대한 역사적 의의를 깊게 하고 국군의 사기와 국민의 국방의식을 함양해 국토방위태세를 공고히 한다는 취지였다. 이때 육군은 그 기념일을 전쟁 중 3사단사령부가 38선을 돌파한 10월 2일로 변경했는데, 이날은 유엔군이 작전명령 제2호로 국군의 38선 돌파를 공식 승인한 날이었다. 그러나 후일 육군은 38선 돌파일을 연대급 부대가 돌파한 10월 1일로 재정리해 기념했다.
한편 1년 후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각군의 개별 기념일을 통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56년 9월 14일, 국무회의는 종래 군별로 기념해 오던 육·해·공군 기념일을 경비와 시간을 절약하고자 10월 1일로 통합해 ‘국군의 날’로 정한 것이다. ‘국군의 날’은 9월 21일 대통령령 제1173호에 의해 공식 선포됐고, 그해부터 시행됐다. 이로써 각군의 기념일이 국군 전체의 기념일로 단일화됐는데, 국군으로서 일체감을 조성하고 확고한 국방태세를 다지려는 통합성을 강조한 의미가 컸다.
국무회의의 심의경과표에는 국군의 날 제안 이유와 제정 배경을, 3군 단일화와 국군의 사기, 그리고 국민의 국방사상 함양에 바탕을 두고 제정 및 시간을 절약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10·1 국군의 날’의 제정이 건군의 정신을 되새기며 국군체제의 완성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대한민국 국군으로서의 일체감을 조성해 국방태세를 다지려는 결정이라는 의미다.
곧 3군 일체화를 통해 국군의 사기를 드높이고, 국군의 기상과 진취성의 근간인 상무정신을 민족 정기로 승화시켜 국가 동력으로 삼고자 한 것이었다. 이렇듯 국군의 날은 군과 국민이 하나된 축제일로서 군 기념일 차원을 넘어 전 국민의 참여를 수반하는 거국적인 행사로 출발했던 것이다. 그것은 ‘국민의 군대’인 국군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축하와 민·군 일체감의 상징이었다.
<백기인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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