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전몰용사 공훈록

이병순 일병은 전라북도 담양군 창평면에서 출생했다(출생 일자 미상).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음에도 정치·사회적으로 여전히 혼란스러웠던 1949년 8월 25일, 전남 광산의 제20연대로 입대하여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한 후 예하 대대에 배치되었다. 당시 제20연대는 제5사단 소속으로 호남지구에서 공비토벌작전을 실시하고 있었다.
북한군이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기습적인 침략을 감행하자, 육본본부에서는 “제5사단은 12시까지 용산에 도착하도록 이동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당시 제5사단은 제15연대를 전주에, 제20연대를 송정리에, 독립대대를 함양에 두어 지리산과 백운산 등지에서 공비토벌작전에 임하고 있었는데, 작전을 중지하고 출동준비로 전환했다.
이병순 일병이 소속된 제20연대는 제1, 제3대대를 6월 26일 오전과 오후에 나누어 서울로 출발시켰고, 광양 백운산에서 공비토벌작전을 실시하고 있던 제2대대는 야간에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제5사단장은 6월 27일 오전 10시에 미아리 고개에 먼저 도착하여 103고지를 전방지휘소로 정하고, 부대가 도착하는 대로 미아리 고개 좌측지역의 103고지 및 171고지를 점령하도록 했다. 이날 제20연대는 오후 4시경에 먼저 도착한 병력부터 방어선을 점령하도록 했다. 얼마 후 북한군은 20여 대의 전차를 앞셍워 창동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오후 5시경에 미아리 방어선으로 돌진했다.
이병순 일병이 소속된 제20연대는 광주에서부터 정신없이 이동, 6월 27일에 전투지역에 도착하여 방어전투에 돌입했다. 그런데 장병들은 뜻밖에도 접근하는 적 전차를 향해 사격을 집중하자, 적 전차는 궤도가 벗겨진 전차 1대를 버리고 도주했다. 이에 연대 장병들은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자 사기가 올랐다. 이날 밤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북한군 전차 40여 대는 재차 공격을 개시하여 미아삼거리로 접근했다. 그는 장병들과 함께 적 전차가 목교(木橋) 부근에 이르렀을 때 집중사격을 가했으나 적 전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통과하였고, 뒤이어 보병부대가 후속하여 방어지역을 통과했다. 이날 전투에서 그는 선두에서 용감하게 싸우다가 적의 총탄에 장렬히 전사했다.(병적기록에 전사일자가 6월 25일이나, 제20연대의 첫 전투가 6월 27일임을 고려하여 전사 일자를 1950-06-27로 정정)
정부는 호국의 별이 된 故 이병순 일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그의 위패(34판-7면-053호)를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시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전사자 명비(071-ㅊ-083)에 이름을 새겨 명복을 빌며,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