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전몰용사 공훈록

박명지 일병은 경상남도 거제군 거제면에서 출생했다(출생 일자 미상).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음에도 정치·사회적으로 여전히 혼란스러웠던 1949년 7월 중순, 서울 용산의 제7사단으로 입대하여 기본군사훈련을 수료한 후 제9연대에 배치되었다. 이후 연대는 1949년 6월 19일에 포천 북방으로 이동하여 38도선 경계 및 방어 임무를 수행했다.
북한군 제3, 제4사단, 제105전차여단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기습적인 공격을 했을 때, 제9연대는 포천 남쪽 금오리 일대에서 전술훈련을 하다가 신속히 천주산 일대의 주방어진지를 점령했다. 그러나 북한군은 공격준비사격으로 아군 방어진지를 무력화한 후에 보전협동으로 강력히 공격했고, 아군은 속수무책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군의 전차가 11시경에 먼저 포천을 점령하고 이어서 보병들이 공격했다.
박명지 일병이 소속된 제9연대는 오후 2시경에 포천에서 철수하여 오후 4시경에 태릉으로 집결한 후 불암산 동남쪽 210고지를 점령했다. 이후 한강교가 6월 28일 새벽에 폭파될 때에 망우리고개-용마산-광나루로 철수했다. 그리고 7월 5일 평택에서 재편성할 때에 제9연대가 해체되었고, 연대 장병들은 수도사단 제1연대에 편입되었다.
박명지 일병이 소속된 제1연대는 7월 6일 진천으로 이동하여 진천-청주 축선에서 7월 28일까지 적의 진출을 지연시키고, 국군 제8사단의 안동 철수를 엄호하기 위해 긴급히 안동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적 제12사단의 진출을 저지하다가 중과부적으로 후퇴했다. 이후 북한군 제12사단이 8월 9일 기계-안강 지역을 점령하자 제1연대는 8월 12일에 안강 지역으로 투입되었다. 이 부근의 145고지와 221고지, 그리고 호명산은 경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여 피아간에 중요한 지형이었다. 이곳에서 쌍방 간에 8월 한 달 동안 뺏고 빼앗기는 전투가 계속되었다. 북한군은 9월 2일에 대규모 공세(일명 북한군의 9월 공세)를 실시했다.
당시 박명지 일병이 소속된 제1연대는 호명리를 사수함으로써 적의 공격은 저지되었고, 반격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연대는 9월 16일부터 반격을 개시했으나, 북한군의 강렬한 저항으로 정면을 쉽게 돌파할 수가 없었고, 9월 20일에 안강 지역을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전투에서 그는 용감하게 싸우다가 적의 총탄에 장렬히 전사했다.
정부는 호국의 별이 된 故 박명지 일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전쟁기념관의 전사자 명비(072-ㅇ-061)에 이름을 새겨 명복을 빌며,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