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전몰용사 공훈록

이기선 일병은 충청남도 논산군 가야면에서 출생했다(출생일자 미상).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1948년에 수립되었으나 정치 및 사회적으로는 매우 혼란스러웠던 1949년 7월 초순, 경기도 문산에 주둔하고 있던 제13연대로 입대하여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한 후 예하 대대로 배치되었다. 제13연대는 연대본부가 문산에 위치하고, 제3대대가 38도선 경비 임무를 담당했으며, 제1·2대대는 문산 일대에서 교육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이기선 일병이 소속된 제3대대 장병들은 38도선 경계진지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전차를 동반한 북한군 제1사단의 기습적인 공격을 받았다. 적이 평소에 소규모로 도발하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순식간에 경계진지는 적들의 대규모 포병집중사격으로 통신선이 절단되어 상급부대와는 연락이 두절되었고, 대대는 당시에 중대와 소대 간에는 EE-8 전화기 하나로서 연락이 유지되었으며, 소대와 소대 간의 측방통신은 없었다. 소대의 SCR-536 무전기는 시간 교신을 하였던 탓으로 긴급시의 소통은 어려운 상태였다. 한편 제13연대는 적 침공시의 방어계획대로 경계부대를 철수시켜 주방어선인 임진강선으로 전환하려고 했으나 통신두절로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었다.
이기선 일병이 소속된 제3대대는 포격으로 인한 파편이 난무하는 가운데 경계진지에 배치되어 적의 공격을 격퇴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다. 그러나 대대 장병들은 적의 강력한 포병화력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전차 기동에 심리적 마비 상태가 온 상황에서 상급부대와 통신까지 끊기자 단 몇 시간도 버틸 수 없었다. 그때 이기선 일병이 소속된 소대는 중대장으로부터 원래 방어계획대로 임진강을 건너 주방어지역으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날 야간에 그는 임진강을 건너던 중에 적의 총탄에 장렬히 전사했다.
정부는 호국의 별이 된 故 이기선 일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그의 위패(11판-7면-136호)를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시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전사자 명비(121-ㅁ-055)에 이름을 새겨 명복을 빌며,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